[신간] 에너지 민주주의, 냉정과 열정 사이

기사승인 [0호] 2019.03.11  19: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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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돌아보며

   
 

[에너지코리아뉴스]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탈핵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뭔가 다를 줄 알았다.그러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거치면서 환경시민사회단체들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아니 기대만큼 실망과 좌절은 더 컸다.  

이 책은 촛불의 힘이 탈핵으로 이어지지 못한 아쉬움과 절망에 대한 기록이다.학자들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민주주의 퇴행’으로 분석하고,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공론화 대응 전략’의 미숙을 성찰하고, 지역환경단체 활동가들은 공론화위 구성에 ‘지역과 미래세대’의 대표성을 동수로 반영하지 못한 반쪽짜리 공론화위라고 비판한다.

저자들은 한 목소리로 촛불의 힘이 탄생시킨 정부였고, 탈핵을 공약으로 한 정부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속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한번 참여를 통해서 바꿔보자’는 기대를 모아 공론화위 ‘참여’ 전략을 구사한 배경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원자력 산업과 경제적 이해로 똘똘 뭉친 ‘마피아들’ 앞에 순진하고 낭만적인 탈핵진영은 왜소했다고 평가한다. 또한 저자들은 환경단체들이 내심 공론화위원회라는 틀 속에 작동할 촛불을 들었던 대중들의 힘을 믿은 측면도 ‘참여’ 전략에 임한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현실은 달랐다. 공론화원회는 △ 과속으로 만들어졌고, △ 통계적 대표성과 사회적 대표성의 불일치, △ 팩트를 확인할 수 없었던 단 한 번의 종합토론, △ 사실상 한 달도 안 되는 숙의기간 등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 운영 미숙 혹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설계된 점들을 저자들은 비판한다.

특히 공론화위에서 보여준 △ 운영 재개 측 인사로 참여한 인사의 성차별적 발언들(김세영 글), △ 처음 부산지역을 배제한 간담회나 ‘재산세’를 내는 사람들로 공론화위를 구성하려했던 점(제1차 세계대전 전에는 대다수 국가에서 여성이 참정권에서 배제됐을 뿐만 아니라 남성 참정권도 재산세 납부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졌다는 사실을 환기해봄), △ 부산지역의 ‘기장해수담수’ 논란의 민감성을 이해 못한 공론화위 행태들(정수희 글)에 대해서는 놀랍도록 슬픈 현실에 대한 분노의 마음도 전한다.

저자들은 책에서 이번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경험에 대해서 △ 탈핵이 주요 사회적 의제로 주목 받은 점, △ 탈핵 문제를 시민들의 결정권으로 넘긴 ‘에너지 시민권’의 확보라는 점, △ 그리고 왜 탈핵이 ‘에너지 민주주의’ 문제인지 등을 대중들에게 미약하지만 의제화 했다는 점, △ 탈핵의 긴 여정 속에서 탈핵 운동 진영이 새로운 전략과 통찰을 배운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정보 비대칭성에 기반해서 탈핵 진영이 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함께한 점은 ‘참여’ 전략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부분이다.

책은 이제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패배했지만, 또다른 ‘에너지 민주주의’가 시작되었다고 전망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에너지 시민권’(eco citizenship, 에코 씨티즌십)의 제대로 된 작동을 위해서 저자들은 ‘에너지 동맹’, 즉 환경, 노동, 경제 영역 사회운동 주체들이 연대체로 나설 것으로 제안한다. 이와 함께 환경, 노동, 경제 체제가 통합되는 ‘새로운 틀거리’로 제도화할 것도 주문한다. 그것이 바로 탈핵으로 가는 거대한 전환이며, 탈핵의 입구에서 사회경제 체제 민주화라는 출구로 나오는 것이라고 말이다.

박선호 기자 news@energ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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